부사 ‘매일’은 순우리말로 ‘날마다’ 또는 ‘나날이’다. 이런 조어 틀은 다른 말에도 적용돼 ‘매월’을 ‘달마다’ 또는 ‘다달이’로 쓸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말에 적용되지는 않아서 ‘매주’, ‘주마다’는 되는데, ‘주주이’는 안 된다. ‘주’를 이르는 우리말이 없어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년’에 적용해 보면 ‘매년’, ‘해마다’는 되는데, ‘해해이’는 안 된다. 오히려 한자말에 ‘-이’가 붙은 ‘연년이’는 된다. 또 ‘매월, 매년’은 ‘매달, 매해’로도 쓰이지만, ‘매일’은 ‘매날’로 쓰이지 않는다.
이런 말을 반복되는 횟수와 호응시키면 일반적으로 ‘잦다’는 느낌을 준다. “그는 매일 한 번 나를 찾아온다”고 하면 자주 찾아온다는 뜻이다. ‘매월 한 번’, ‘매년 한 번’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게 우리말의 어감이다.
“18인승 꼬마 비행기가 매일 한두 번 뜨는 그곳에서는 여전히 4차선 진입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양양국제공항의 문제점을 다룬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칼럼에서는 ‘매일 한두 번’을 ‘잦다’는 뜻이 아니라 ‘성기다’는 뜻으로 썼다. 어감이 좀 이상하다. 비행기가 하루에 한두 번밖에 안 뜨는 공항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매일 한두 번’은 딱 맞아떨어지는 어감을 주지 못한다. ‘하루에 한두 번’이라고 하는 것이 반듯하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이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살피기는 매우 귀찮은 일이지만, 수고스럽더라도 그런 단련을 거치면 굳이 살피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것이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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