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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계의 창]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 / 셀리그 해리슨

등록 2010-12-08 20:40수정 2010-12-09 08:18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한국에서 복무한 미군의 장군 중 가장 존경받으면서도 가장 논쟁적인 인물은 1976~78년 한미 제1군단 사령관이었던 존 커시먼 중장이다. 그는 비무장지대(DMZ)의 서부전선 방위를 맡았다.

커시먼 중장은 군 세미나에서 (한반도에서의) 전략핵무기 배치를 반대하면서, 그것은 단지 북한에 핵무기 개발 구실을 마련해줄 뿐이라고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해 동료들을 경악시켰다.

은퇴한 커시먼 중장은 최근 서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면서 1953년 8월, 북한과 상의 없이 임의로 그어진 북방한계선(NLL)을 남쪽으로 내려서 다시 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커시먼 중장은 북방한계선을 새롭게 설정한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한미연합군은 이를 신속히 보복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커시먼 장군의 제안은 최근의 위기를 빠져나올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을 제공하는 것으로 한국은 이를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북방한계선이 이승만 대통령의 전쟁수행 의지와 북한 공격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이 설정했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과거 일부 학자들은 새 경계는 국제해양법 기준 위에 설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기준은 독립국가들 사이 적용돼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남과 북하고는 경우가 다르다. (그렇다면) 얼마나 남쪽으로 내려와야 되느냐? 내 견해는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으로 이끌 수 있도록 북한을 만족시킬 정도여야 한다고 본다.

리찬복 북한 인민군 판문점 대표가 여러차례 언급했듯이 북한은 평화체제 전환 요구를 반복해왔다. 리 상장은 (평화체제에서) 미국과 북한이 (가칭)‘상호 안전보장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북-미 위원회’와 같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두 위원회의 역할은 비무장지대 충돌을 막는 것이다.

리 상장은 1995년 9월28일 명확하게 말했다. “만일 휴전협정과 유엔사령부가 (평화협정으로) 대체된다면, 북한은 남한에서의 미군 주둔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석주 당시 외무성 제1부상은 그 다음날, 내게 “‘새 평화협정’은 군사적으로는 남북한 현상유지를 상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부총리는 “새 평화협정은 남북간 적대관계를 끝맺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나는 리 상장과 김영남 당시 외무상에게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면 ‘상호 안전보장위원회’는 남한을 포함한 3자 관계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북한은 “(상호 안전보장위원회는) 3자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리 상장은 96년 7월18일, 당시 북한을 방문한 미 국무부 관료인 케네스 퀴노스에게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미국과 북한은 먼저 둘이서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남한은 휴전협정 조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다음에는 곧바로 남한을 완전한 파트너로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퀴노스는 북한정책에서의 이러한 중요한 변화를 워싱턴에 공식적으로 보고했다.

98년 5월6일, 리 상장에게 나는 “평화협정을 위한 협의는 3자 관계가 되어야 하고, 미국이 이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위해서는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남한이 같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6개월 뒤인 98년 10월9일 판문점에서 리 상장은 공식적으로 미국, 한국, 유엔사령부 대표에게 휴전협정 대체를 위한 평화협정 제안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그때 이후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한성렬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평화체제, 그리고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은 모두 (남북한, 미국의) 3자 관계가 되어야 한다. 또 휴전협정의 또다른 서명자인 중국도 평화협정 논의에 같이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평화체제가 구축된 뒤에는 (중국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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