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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방송말] 방금 / 강재형

등록 2011-03-17 20:34수정 2011-04-01 20:26

지난 수요일 서울 일부 지역에 함박눈이 내렸다. 눈발 너머 서녘 하늘로 저무는 햇살이 눈부셨다. 춘래불사춘, 삼월 중순의 날씨가 하 수상한 시절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주 터져 나온 ‘상하이 스캔들’과 ‘일본 대지진’ 소식에 더 그랬다.

각 방송사는 일본 지진 소식을 ‘뉴스특보’로 다루고 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생방송으로 분주해진 일본 특파원, 시시각각 들어오는 나라 안팎의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보도국 기자들. 지난 주말 오후의 라디오 뉴스 담당이었던 나도 덩달아 정신이 없었다. 일본 지진 소식을 한창 전하고 있는데 스튜디오의 문이 빠끔히 열리며 뉴스 한 꼭지가 들어온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하며 전한 속보는 ‘일본 원전 폭발’ 기사였다. 라디오 뉴스를 마치고 텔레비전을 보니 “방금 전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자로가 폭발했다고…”(ㅎ방송) 하며 소식을 전한다. 퇴근길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리포터는 “잠시 전 도로 상황은…”(ㅁ방송)이라 하기도 했고.

‘방금’과 ‘방금 전’, ‘잠시 전’ ─ 어떤 표현이 바람직할까. 위의 경우엔 ‘조금 전’이나 ‘방금’으로 하는 게 좋겠다. ‘방금’의 주된 뜻이 ‘말하고 있는 시점보다 바로 조금 전’이니 ‘방금 전’이라고 하면 ‘역전앞’처럼 ‘전’(前)이 거듭되기 때문이다. 다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방금 전에 난 소리’와 같은 용례가 있으니 ‘방금 전’의 쓰임을 인정할 수는 있겠다. ‘잠시’는 ‘잠시 전’이 아닌 ‘잠시 후(뒤)’처럼 써야 앞뒤가 어울린다. ‘잠시’는 ‘짧은 시간’ 곧 ‘잠깐’과 한뜻이니 그렇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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