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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원전 중대사고 / 오철우

등록 2011-03-27 20:08

방사능 오염 확산 우려를 일으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막연하게 생각하던 원전 참사라는 게 어떤 것인지 그 두려운 현장을 생생히 보여준다. 핵연료는 농축 우라늄·플루토늄을 대량으로 쓰는 핵폭탄처럼 그 자체가 핵폭발을 일으키진 않는다(부산물로 수소폭발은 일어난다). 무서운 것은 폭발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방사성 물질의 확산이다. 핵연료를 감싼 피복재가 녹아내리고, 피복재에 갇혀 있던 핵연료의 방사성 핵종들(방사성 요오드·세슘·스트론튬 등)이 피복재 밖으로, 원자로·격납용기 밖으로 누출되면, 사람이 접근하거나 통제하기 힘든 국면에 이른다.

결국 원전 중대사고를 요약하면 원자로 중심(노심)에서 피복재와 핵연료가 녹아 손상되는 사태(노심 융해)를 말한다. 1979년 스리마일 사고, 1986년 체르노빌 참사, 이번 후쿠시마 참사에서도 상황은 다 달랐지만 노심 냉각계통이 제대로 돌지 못해 노심 융해에 이르며 사태가 커졌다. 하지만 노심 융해도 처음엔 덜 심각한 ‘초기사고’에서 비롯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초기사고가 통제 불능이 되기 전에 제때 ‘불씨’를 끄는 대처는 특히 중요하다.

중대사고 위험은 남의 일이 아니다. 1996년과 2007년 원자력연구원이 낸 중대사고 관리방안 보고서에선 한국 표준형 원전에서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사고 유형으로 냉각재 상실, 급수 완전상실 같은 사고가 지목됐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원전사고 정보 시스템(opis.kins.re.kr)을 보면, 급수 이상이나 냉각재 펌프 이상 같은 사고는 간혹 일어나고 있다. 물론 초기사고만으로는 위험하지 않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를 횡단보도 앞에 세울 수 있듯이 대응책이 정상 작동하면 위험은 제거된다. 다단계 대처 매뉴얼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예상 못 한 최악의 상황에서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사고에 대한 경각심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더 강조돼야 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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