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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방송말] 공공칠 / 강재형

등록 2011-03-31 19:53수정 2011-04-01 20:25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됐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 영화관에 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말했다. “라디오 세상은 끝났다.” ‘예언’은 빗나갔다. 영화관은 여전히 성업중이고 라디오 또한 청취자와 더불어 살아간다. ‘엽서’에 사연을 담아 신청하던 풍경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을 뿐, 라디오는 여전히 ‘내 친구’이다.

지난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대화가 오갔다. ‘사연 보낼 우편번호 150-604’를 전하면서 생긴 일이다. 출연자가 영화 주인공 성대모사로 “일.오.영.육.영.사” 하니, 진행자는 “백오십에 육백사”라 받은 것.

1, 2, 3, 4…0. 아라비아숫자는 ‘일, 이, 삼, 사…영’이라 읽는다. ‘0’은 ‘공’으로 읽기도 한다. ‘101동 1305호’는 흔히 ‘백일동 천삼백오호’라 한다. 전화번호 ‘788-1001’은 ‘칠팔팔에 천일 번’이나 ‘칠팔팔에 일공공일(일영영일)’이라 한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2028721’은 ‘이공둘팔칠둘하나’처럼 불러주기도 한다. ‘2’와 ‘1’을 확실하게 구별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고유번호’를 나타내는 숫자는 ‘편한 대로’ 읽으면 된다. 헷갈리지 않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니까. 다만, 수의 뜻이 있는 ‘0’은 ‘영’으로 읽고, 수 개념이 없는 기호일 때는 ‘공’으로 읽어도 된다. 하프마라톤 코스의 길이는 21.0975[이십일점 영구칠오]㎞, 박태환 선수가 세운 200m 자유형 아시아기록은 1:44.80[일분 사십사초 팔영]이고, 제임스 본드는 007[공공칠 또는 영영칠]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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