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배 조선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은 전체의
4.4%인 13명에 불과하다
고위공직자도 20% 수준에 그친다
4.4%인 13명에 불과하다
고위공직자도 20% 수준에 그친다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가 21세기 지식기반 정보사회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은 우수한 과학 두뇌를 집중 육성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한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1950~60년대 가난과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자동차 등의 수출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열정 하나로 피와 땀을 쏟은 과학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눈물 덕분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반도체, 휴대전화, 평면 티브이(PDP TV), 에어컨 등 세계 1위의 기술력이 다른 나라들에 추월당할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공계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회문제로 부각될 때마다 이공계를 살리고 과학 인재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정작 여야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이공계 육성 대책을 강구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결국 정치권의 무관심은 그 자체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려 21세기 우리나라 과학 및 경제 발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만이 아니지만, 현 정부 들어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과학 컨트롤타워 부재가 과학기술계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가 폐지되면서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책임지고 이끄는 부서는 물론 최고 책임자(CTO)가 누군지 불분명해 과학기술계는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한 지 오래다. 그뿐만이 아니다. 과학기술 전문성이 요구되는 예산이 국가 전체 예산의 3분의 1에 이르는데도 18대 국회에서 이를 심의할 수 있는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은 전체 의원의 4.4%인 13명에 불과하다. 정부 고위공직자의 이공계 출신 비율은 20% 수준이고 30대 그룹의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이공계 출신은 인문계 출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반면 세계 유수 선진국들은 21세기 과학 선진국으로서 주도권 장악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고통을 감수하며 과학기술 육성을 미래 국가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의 요직에 이공계 출신이 즐비하다. 중국의 경우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비롯해 중국 국가 권력의 핵심인 상무위원 전원이 이공계 출신이다.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 또한 수학·컴퓨터 학위를 가진 이공계 출신이다. 그리고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 40%가 이공계 출신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21세기 과학 선진국이 되려면 이공계 출신 과학자들이 사회적 관심과 존경 속에 자긍심을 갖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공계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정당은 오는 4·11 총선에서 유력 지역구에 과학기술인들을 적극적으로 전략공천해야 한다. 아울러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비례대표제 본래의 취지를 살려 과학기술인들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대거 등원할 수 있도록 ‘이공계 출신 의원 할당제’도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이공계를 살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과학 입법의 발의가 가능하고 또 자라나는 2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 이공계 지원을 유도할 수도 있다.
어디 그뿐일까. 과학기술인을 우대하고 과학기술에 집중 투자할 때 장기적으로 우리의 경제를 튼튼하게 키울 수 있고, 21세기 먹을거리도 해결할 수 있으며,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사실을 정치권이 곱씹고 또 곱씹을 일이다.
이윤배 조선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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