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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계의창] 미국 선거와 석유값 / 딘 베이커

등록 2012-03-14 19:21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공화당은 유가 인상이 정부 탓이라는
주장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중들은 석유시장 역학에 무지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그의 재선운동에 맞추어 부양될 것 같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좋은 운을 누릴 것 같다. 경제가 모든 측면에서 여전히 허약하나, 성장은 올해 2.5~3.0%대에 머물며, 200만개에 근접한 일자리를 만들고 실업률을 조금 떨어뜨릴 것이다. 최근 상황에 비교하면, 좋은 소식이다. 연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변화의 방향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업률이 떨어지고 경제가 올해 내내 상당한 속도로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11월에 재선될 가능성이 아주 큼을 뜻한다.

이는 공화당이 석유값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결정을 설명해준다. 석유값은 오랫동안 미국 정치에서 중심적 구실을 해왔다. 높은 석유값은 1970년대 지미 카터 대통령 재직 때의 경제질병의 상징으로 계속 남아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석유값의 하락은 미국 정치와 경제력의 부활로 연결된다. 70년대 석유값 인상과 80년대 하락은 국내 정책결정과 상관이 없다. 국제정치(예를 들어 79년 이란 혁명)와는 더욱 상관이 없다. 카터 대통령은 자신의 통제력을 넘는 일들에 대해 책임을 진 반면, 레이건 대통령은 점수를 땄다.

공화당은 올해 대선에서 다시 이런 구도로 재미 보려고 한다. 석유값은 2008년 경제위기로 그 직전 최고가의 절반인 갤런당 2달러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석유값은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중동의 불안정이 석유 공급을 위협하자, 상승 일로이다. 석유값은 올해 여름 드라이빙 계절(휴가철)에 갤런당 4달러까지 치솟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때문에 석유값이 오른다고 책임을 돌린다. 이는 두 개의 기본적 문제가 있다. 첫째,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들은 특별히 친환경적이지 않다. 그는 과거에 시추가 금지됐던 연안 지역의 상당 부분을 개방했다. 석유 생산은 그의 집권 3년 동안 실질적으로 늘어, 2002년의 정점에 근접한 뒤 지금 후퇴중이다. 연안 안팎의 마지막 한 점 땅까지도 시추가 허락된다 해도 현재 수준을 넘게 생산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또다른 문제점은 미국에서의 석유 생산이 석유값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석유값은 세계 시장에 달려 있지, 미국의 공급과 수요에 달린 것이 아니다. 하루 600만배럴에 못 미치는 미국의 석유 생산은 하루 9000만배럴까지 근접한 전세계 시장의 7% 미만이다. 미국에서의 생산이 3분의 1이 늘어난다 해도(거의 불가능한 증산이다), 세계 공급에서 고작 2% 정도 늘 뿐이다. 이는 석유값을 5~6% 정도 낮출 것이다. 사소한 것은 아니나 갤런당 2달러와 4달러 사이의 차이는 아니다. 다른 말로 해서, 미국이 국내의 석유 생산을 가지고서는 미국의 자동차 소유주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준으로까지 석유값을 떨어뜨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화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중들은 세계 석유시장의 역학에 거의 무지하다. 석유값은 국내적으로 결정되며, 만약 먹고살 만한 환경주의자들이 가로막지 않는다면 우리는 석유를 시추해 석유값이 다시 싸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진지한 이슈들은 거의 무시되고 대신 정책과는 아무 상관없는 상징주의에 초점을 맞추는 대통령 선거 방향을 가리킨다. 만약 미국이 책임있는 언론을 가졌다면, 이런 종류의 선거운동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공화당이 석유값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비난하는 언론을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요컨대, 우리는 전형적인 미국 대통령 선거 레이스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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