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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민중 속으로 / 김이택

등록 2012-07-22 19:19

사울 알린스키(1909~1972)는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모두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미국의 급진적 사회운동가다. 1939년 시카고 빈민촌에서 주민들을 조직화하는 등 실천적 조직운동가였던 그는 갱 두목 알 카포네 연구를 위해 갱단에 들어가 생활하기도 했다.

1966년 그에게 교육을 받고 돌아온 오재식 한국기독학생총연맹 사무총장은 1968년부터 학생사회개발단(학사단)을 꾸려 빈민촌에 학생들을 들여보냈다. 1970년 평화시장에서 학사단 학생 5명이 활동하고 있을 때 노동자 전태일이 분신을 하게 된다. 이 사건은 청년들을 서민들의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게 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 학생운동은 도시빈민운동과 노동운동 등으로 활동 폭을 넓히게 된다.

1972년 청계천 판자촌에서 야학교사 활동을 시작한 제정구는 서울 양평동 판자촌과 경기 시흥 복음자리 마을에 이르기까지 평생 빈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존권 운동을 벌였다. 손학규는 선교위원회를 만들어 청계천 판자촌에서 빈민운동을 한 적이 있고, 김문수는 여기서 재단일을 배워 노동현장에 뛰어들었다. 심상정·노회찬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들, 특히 야당 인사들이 노동자·농민·도시빈민들의 삶의 현장에 투신해 고락을 함께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안철수 교수가 지난주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 의대생 시절 빈민지역 의료봉사 경험을 털어놓았다. 서울의대 본과 2학년 때부터 3년간 진료봉사에 참가해 매주 토요일 서울 구로동의 한 성당을 빌려서 무료진료를 했다고 한다. 방학 때는 두메산골 무의촌에 가서 환자를 봤다고 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접하며 사회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이런 경험이 자칫 “내가 해봐서 안다”는 만용으로 흐르면 역효과가 나겠지만, 초심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다면 정치인에겐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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