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명 사회2부 기자
‘사내하청 특별협의’냐, ‘불법파견 특별교섭’이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원·하청 공동협상을 놓고 현대차 회사 쪽과 비정규직 노조가 각각 다르게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현대차 회사 쪽과 비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에서도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 회사 쪽은 최근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 30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이 안은 한때 정규직 노조도 ‘전향적’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불법파견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며 거부했다. 심지어는 정규직 노조가 회사 쪽과 진행하던 임금교섭에서 이 안을 받아들여 함께 잠정합의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자 정규직 노조에 비정규직 문제를 교섭 안건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문제를 안건에서 뺀 채 지난달 30일 회사 쪽과 올해 교섭을 마무리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5일 합의안에 조인까지 했다.
이렇게 해서 중단됐던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교섭이 지난 24일 다시 열렸다. 정규직의 노사교섭은 끝났지만 여기서 빠진 비정규직 문제는 원·하청 노사가 함께 참가하는 특별교섭에서 풀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특별교섭은 정규직 노사교섭 중에도 함께 열려왔는데 지난달 21일 중단된 뒤 34일 만에 재개됐다. 일단 24일 재개된 교섭은 실무협의 수준이고 본교섭은 27일로 예정돼 있다.
비정규직 노조는 이 교섭을 앞두고 지난 8일 현대차 울산·아산·전주 등 3개 공장의 비정규직지회 통합대의원대회를 열어 현대차 회사 쪽의 3000명 신규채용안 폐기 및 불법파견 인정, 그리고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당면한 요구임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현대차 회사 쪽은 이번 교섭에서도 3000명 신규채용안을 뼈대로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 및 차별 해소 등 문제를 논의하는 선에서 교섭을 한정하려는 듯하다. 여전히 협상의 공유점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비정규직 노조가 “불법파견 인정하고 이에 따라 정규직화하라”고 요구하는 데 반해 현대차 회사 쪽은 불법파견에 대한 언급은 회피한 채 “이 정도 인원을 정규직으로 뽑아주겠다는데 그게 어디냐”는 자세다.
현대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것은 이미 2004년 당시 노동부의 실태조사에서 드러났고, 2010년 7월과 지난 2월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최병승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도 거듭 확인된 사실이다. 현대차 회사 쪽도 최근 생산직 신규채용 때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거 뽑고 단기근속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무더기로 직접고용 단기계약직으로 바꾸는가 하면, 같은 생산라인에 함께 배치했던 원·하청 노동자를 분리하고 사내하청이 거저 쓰던 설비를 유상으로 바꾸는 등 불법파견 요소를 없애려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리에서 끝까지 불법파견 인정을 외면하려는 태도는 아무래도 문제 해결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물론 현대차 회사에서 볼 때 법적 또는 경영상의 문제 때문에 불법파견을 공식 인정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교섭 상대에게서 ‘꼼수’라는 지적을 피해 법적 정당성을 갖추고 협상의 공유점을 찾으려면 이미 대법원 판결에서 확인된 부분에 대해서라도 불법파견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해 이 문제가 이후 검찰의 수사 또는 국회의 국정감사 등 정치권으로까지 옮겨가게 되면 더욱 곤란할 처지에 놓일 당사자는 현대차 회사 쪽이기 때문이다.
신동명 사회2부 기자 tms13@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남편 음주운전
■ ‘절필 선언’ 고종석 “안철수 지지” 공개선언
■ 양승은, 4개월만에 뉴스데스크 하차설
■ “심종두 대표 ‘노조는 적’ 발언…노동계, 강력 처벌 촉구
■ “HOT 빠순이 성시원 철부지 사랑이 예쁘게 보였어요”
■ 주차장보다 큰 주륜장…유럽은 ‘자전거 천국’
■ [화보] 싸이, ‘강남스타일 신드롬’ 일으키며 입국
■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남편 음주운전
■ ‘절필 선언’ 고종석 “안철수 지지” 공개선언
■ 양승은, 4개월만에 뉴스데스크 하차설
■ “심종두 대표 ‘노조는 적’ 발언…노동계, 강력 처벌 촉구
■ “HOT 빠순이 성시원 철부지 사랑이 예쁘게 보였어요”
■ 주차장보다 큰 주륜장…유럽은 ‘자전거 천국’
■ [화보] 싸이, ‘강남스타일 신드롬’ 일으키며 입국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