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땅은 이상한 새들의 마을. 노동자 최강서가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찾아 서른다섯 삶을 끊고 새가 되어 떠나버린 마을. 새들도 둥지 틀기를 두려워하는 15만 볼트 송전탑에 사람이 둥지를 틀고, 벌벌 떨고, 악악거려도 귓등으로 흘려듣는 마을. 안간힘을 쓰는 인간이 ‘새’ 취급을 받고, 융숭한 인간대접에 배부른 ‘새대가리’들만이 정치 철새로, 용역 짭새로 포악을 부리는 마을. 새마을은 완성되지 않았지. 모두 새가 되어 떠나거나, 새대가리가 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마을이니까, 새마을은.
노순택/사진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