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오늘날처럼 높아진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어떤 경우라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북이 도발하면 백배 천배로 응징하겠다는 태도로는 전쟁 억지가 어렵다. 물론 약간의 효과가 있겠지만 더 좋은 예방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북한 당국의 태도는 너무나 실망스럽다. 실망스럽기는 우리 정부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당국자들이 너무 자극적인 발언을 많이 내뱉고 있다. 북한과의 싸움을 자존심 싸움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지난 5년 동안 엠비(MB) 정부가 북한을 잘 관리했는지 근본적인 자성이 필요하다. 이 말도 북한을 자극시킬 말이지만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현실인식이다.
북한은 대한민국의 관리 대상이지 자존심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 전쟁 방지를 위한 훈련을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대외적으로도 좀 조용하게 진행할 수는 없는가? B-52 폭격기를 투입하고 공격용 전폭기가 투입되는 군사훈련을 하면서 북한을 향해서는 방어훈련이니 믿고 가만히 있으라 할 수 있겠는가? 그들도 상응한 군사훈련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군비가 소모되겠는가? 북한을 이판사판의 경지로 몰아가면 안 된다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상식이다. 남과 북이 어떤 이유로도 전쟁으로 만나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입장은 미국 혹은 중국의 입장과도 다르다. 미국이 우리의 견고한 우방일지라도 전쟁 방지를 위한 인내와 전략적 한계점이 우리와 같겠는가?
작은 도발이라도 일어나고 거기에 자존심을 건 응전이 감행된다면 전쟁의 확전 가능성은 예측불가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북한이 잃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잃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전쟁이 터지면 3일만 참으면 끝난다는 천하에 용납 못할 사기극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전쟁 예방을 위해 더 과감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지금의 불안한 남북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조건 없이 만나자. 이렇게 제안하면 우리의 국격이 손상되는가? ‘남북기본합의서, 6·15 선언, 10·4 정상회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조건 없이 만나자. 이를 위해 대통령이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제안하면 우리의 자존심이 뭉개지는 일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신속하고 통 크게 진행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의 남북 위기는 북한만 아니라 엠비 정권의 경직된 대북정책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박 대통령도 알고 있다. 왜 엠비 정권의 후유증을 새 정부가 떠안고 가려 하는가?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이 경제난 때문에 혹은 북한 인민들의 내부 저항 때문에 붕괴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전자의 경우는 그 후유증이 예상 밖으로 클 것이기 때문이고 후자의 경우는 우리의 동족들이 너무 많이 희생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남북통일 과정에서 북한 정권을 주적으로 삼을 것인가, 조국 번영의 파트너로 삼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결론은 분명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가진 자의 아량과 인내와 헌신이 절박하다.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자. 설령 지금 북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것 때문에 자기들 스스로 남북관계에서 갑을의 관계가 바뀌었다고 착각하고 방자하게 행할지라도 참고 인내하자. 지금 당장 인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수년 동안은 우리가 갑의 위치를 지켜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떠들지 말고 북한을 돕자. 우리에겐 그만한 국력이 있지 않은가.
강경민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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