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은 태평양과 대서양 다음의 큰 바다다. 전체 바다 면적의 20% 정도를 차지하지만, 남쪽에 치우쳐 있어 한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변 나라도 대부분 개도국이다. 아프리카·중동·인도·아세안이 인도양을 둥글게 감싸고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 오스트레일리아가 있다.
지금을 ‘태평양 시대’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인도양을 통한 무역거래가 태평양 교역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양 동쪽의 동북아 지역 등을 합치면 이미 세계 교역의 절반 이상이 인도양과 그 부근에서 이뤄지고, 지구촌 자원운송의 70% 이상이 인도양을 거친다(<10년 후, 부의 지도>).
인도양의 부상은 성장의 중심이 개도국으로 옮겨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가운데 핵심 나라가 중국과 인도다. 특히 중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아프리카와 중동의 원자재와 석유를 차질 없이 공급받아야 하며, 이는 대부분 인도양을 지난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은 둔화한 반면 인도양을 둘러싼 나라들에 대한 수출은 크게 늘었다. 중국은 그해 유럽을 제치고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중국 명나라의 정화가 이끄는 함대가 600년 전인 15세기 초반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던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중국은 교역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고 애쓴다. 인도양 동쪽에서 중국까지 이어지는 해상통로의 관문들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원자재와 에너지를 놓고 벌이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은 아프리카 나라들의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이는 다시 인도양 시대를 앞당기는 요인이 된다.
브릭스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가 지난주 아프리카 남쪽 끝 남아공에서 처음 열렸다. 관심을 모았던 독자적인 개발은행 출범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인도양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듯하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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