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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빅 데이터 / 김지석

등록 2013-06-24 19:19

2009년 신종 플루가 급속하게 확산됐다. 새 바이러스여서 당장 쓸 수 있는 백신이 없었다. 전파 속도를 늦추는 게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러려면 이 바이러스의 소재부터 파악해야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국 의사들에게 사례 신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며칠씩 앓고 난 뒤에 의사를 찾았고, 통계는 일주일에 한 번씩만 나왔다.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글이 해법을 제시했다. 구글은 이전에 유행했던 계절 독감과 관련해 당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입력한 5천만개의 검색어와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데이터를 비교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학적 모델을 구축해, 신종 플루가 어디로 퍼져나가는지 실시간에 가깝게 알려줄 수 있는 지표를 개발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빅 데이터(big data)의 힘이다.(<빅 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빅 데이터는 규모와 주기·형식 등이 너무 크고 복잡해 수집·저장·검색·분석이 난해한 데이터를 말한다. 각 데이터는 들쑥날쑥하고 속성이 다르며 수많은 서버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그냥 두면 거의 쓸모가 없지만, 효과적인 분석 방법을 동원하면 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연결 고리를 만들어낸다. 물론 인과성(causality)이 아니라 상관성(correlation)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결론’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를 대량으로 축적하는 기관·업체가 늘어나면서 빅 데이터의 힘도 커지고 있다.

그림자 역시 짙다. 미국 중앙정보국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3주 가까이 지구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 국가안보국(NSA)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기관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지구촌의 온갖 데이터를 끌어모으는 초법적 행태를 계속해 왔다. 분석 결과 상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개인·단체는 ‘잠재적 테러범’으로 지정돼 철저한 감시를 받는다. 사생활을 약화시키고 자유를 위협하는 ‘데이터의 독재’다. 불행하게도 빅 데이터 시대에 필수적인 규범과 윤리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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