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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할레드 호세이니 / 최재봉

등록 2013-08-05 19:01

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48)는 데뷔작인 <연을 쫓는 아이>(2003)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소설에서 그는 소련의 아프간 침공 전후를 배경으로 두 소년의 우정과 배신, 복수와 보은의 드라마를 격정적으로 펼쳐 보였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홉 살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파리로 갔으며 1980년에는 미국으로 망명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로 일하던 그가 영어로 처음 쓴 소설이 <연을 쫓는 아이>였다. 그 뒤 그는 두 번째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2007)에 이어 올 5월 세 번째 소설 <그리고 산이 울렸다>를 내놓았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이슬람 근본주의 아래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수난과 극복을 위한 몸부림을 그렸다면, 최근 국내에도 번역된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가난으로 헤어져야 했던 남매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아픔과 상처를 다룬다.

호세이니의 소설은 영어로 쓰이고 미국에서 출간되었으므로 우선은 미국 소설이라고 해야 옳다. 그러나 소설의 배경이 아프간이고 등장인물도 주로 아프간 사람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아프간 문학’이라 할 수도 있다. 물론 아프간 작가들이 제 나라 말로 쓴 작품들이 따로 있겠지만, 아프간 바깥 독자들이 그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매우 제한되어 있는 만큼 호세이니의 영어 소설이 부분적으로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겠다.

신작 <그리고 산이 울렸다>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잠시 귀국한 아프간 출신 의사 이드리스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이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어요….” ‘망명자’로서 아프간 사회와 사람들에 관해 소설을 쓰는 호세이니 자신의 착잡한 심경을 대변하는 말인 셈이다. 국제 엔지오 소속 간호사 아므라가 그에 대해 한 이런 대꾸는 ‘망명 문학’의 의미에 대한 긍정으로 들린다. “당신이 그들의 이야기를 하면, 그건 그들이 당신에게 주는 선물인 거예요.”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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