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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돌비와 코닥 / 구본권

등록 2013-09-17 17:15수정 2013-09-17 17:15

1977년 개봉된 <스타워즈>의 성공에는 일찍이 경험 못한 음향효과도 한몫했다. 제다이가 광선검을 휘두를 때마다 나는 ‘윙윙’ 소리는 상상으로 만들어낸 무기를 관객들에게 인상적으로 전달했다. 우주선이 화면으로 진입할 때면 낯선 엔진음이 영화관 뒤쪽에서부터 울려퍼졌다. 돌비연구소가 개발한 다채널 입체음향 효과였다. 영화계는 흑백필름이 컬러필름으로 바뀐 것과 같은 혁신이라며 경탄했다.

소니 워크맨과 더불어 현대 음악감상 문화와 산업지형을 뒤바꾼 게임체인저 돌비연구소를 세운 레이 돌비(80) 박사가 지난 12일 숨졌다. 콤팩트디스크와 엠피3(MP3) 세대에겐 낯설지만 카세트테이프 시절에는 재생기마다 달린 돌비 로고를 누르는 게 필수였다. 자성 필름을 이용한 카세트테이프는 음악을 들을 때마다 잡음이 보태진다. 돌비 소음감소 기술은 고음역의 잡음을 줄이기 위해 녹음 과정에서 고음을 증폭시킨 뒤 재생 과정에서 원래로 되돌리면서 테이프 잡음도 함께 감소시켰다.

돌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고 인도로 갔다. 2년여 유네스코가 진행한 인도 과학 선진화 사업의 자문관을 하면서 돌비는 틈틈이 인도 전통음악 공연을 릴테이프에 녹음했다. 테이프 재생 때마다 고질적인 잡음에 시달리던 돌비는 사업화를 구상하고 1965년 런던에 돌비연구소를 세웠다. 데카음반사가 처음 채택한 돌비 잡음감소 기술이 성공하고 대중화되어 음향기기 대부분에 장착됐다. 돌비는 이후 스테레오, 다채널 입체음향, 디지털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기술을 선보였다.

영상산업의 핵심 기술을 제공하던 코닥과 돌비는 디지털화 과정에서 운명이 엇갈렸다. 코닥은 필름의 미래를 예견하고 세계 첫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결국 파산신청을 면치 못했고 돌비는 스마트폰에서도 선호되는 로고로 남았다. 할리우드의 랜드마크인 아카데미상 시상식 무대의 이름도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코닥극장에서 열리던 시상식은 올해부터 새 후원사의 간판을 단 돌비극장에서 개최됐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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