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돼지가 된 나뭇짐
“아! 일어날 만한가아?” “괜찮다니께요오. 언능 밀어봐유. 으이샤!” 40년을 넘게 함께 해로해온 두 노부부는 오늘도 더불어 밀어주고 당겨줍니다. 한겨울 추위를 내치려니 아궁이를 채울 장작은 부족한데, 두 힘 모은 나뭇지게는 세월 가득한 저 어깨에 달린 채 덩실덩실 춤을 추며 고갯길을 따라갑니다. “아~ 좀 천천히 가소오. 넘어지믄 우짤라요”, “아~ 돼지 한 마리 메고 가는디 뭐 그리 닦달이유우~”. 나무가 돼지가 되는 촌로들의 농 섞인 걸음에, 시린 칼바람도 슬며시 바닥만을 훑고 맙니다. 임종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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