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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황사 / 김지석

등록 2014-03-26 19:06

지구촌의 주요 건조지역을 발원지로 하는 먼지폭풍(dust storm)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르마탄과 시로코(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브릭필더(오스트레일리아), 수호베이(중앙아시아)는 열대사막에서 시작한다. 온대사막에서 생기는 먼지폭풍은 대개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한다. 중국의 황사, 미국 중서부의 황진(dust bowl) 등이 그런 사례다.

황사(黃砂 또는 黃沙)는 중국에서는 사천바오(沙塵暴), 국제적으로는 ‘아시아 먼지’(Asian dust)라고 한다. 중국에는 세 가지 먼지 현상이 있다. 가장 강한 것이 모래폭풍으로, 1㎞ 밖의 물체가 보이지 않는다. 이보다 약한 양사(揚沙) 바람에서는 1㎞에서 10㎞ 사이의 물체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약한 것이 미세먼지가 공중에 떠 있는 부진(浮塵)인데, 이것이 바로 황사다. 우리나라의 황사 기록은 서기 174년 신라 때의 것이 가장 오래됐으며 삼국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의 기록도 상당하다. 봄철에 집중된 것도 지금과 같다. 당시에는 우토(雨土)라고 했다. 우리말로 ‘흙비’다. 일제 시절 도입된 황사라는 말보다 더 적절해 보인다.

서기 300년 이후 중국에는 5차례의 황사 빈발기가 있었다. 1060~1090년, 1160~1270년, 1470~1560년, 1610~1700년, 1820~1890년이 그것이다. 수십년 전부터 6차 빈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사는 자연현상이지만 문명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무분별한 개간과 목축, 자원채취 등은 사막화를 촉진한다. 6차 빈발기는 중국의 인구 급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명의 앞에는 숲이 있으나 문명의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는 경고에는 진실이 있다.

황사를 당장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선의 대책은 황사에 대한 노출을 피하고 위생 관리를 잘하는 것이다. 올해는 황사가 예년보다 더 심할 것이라도 한다. ‘동사능 서미세’(일본의 방사능, 중국의 미세먼지)라는 말이 실감나는 때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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