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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슈퍼세이브 / 강재형

등록 2014-07-13 18:38

피파 월드컵이 끝났다. 한 달에 걸쳐 펼쳐진 대회의 마지막 경기는 유럽 대표 독일과 남미 대표 아르헨티나의 매치업(맞대결/대진)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전대회우승팀/직전우승팀)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4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브라질 팀닥터(팀전담의사/팀전속의사/팀주치의)의 진단에 네이마르는 베이스캠프(주훈련장/근거지)를 떠나야 했다. 그래서일까, ‘영원한 우승후보’는 잘 만든 세트피스(맞춤전술/각본전술)로 4강에 오른 독일에 7점이나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다. 이번 월드컵은 골문을 든든히 지킨 수문장의 활약이 두드러진 대회이기도 했다. 16강전에서 4강전까지 14경기 가운데 7경기의 최우수선수가 골키퍼였다. 나이지리아 수문장 에니에아마처럼 펀칭(쳐내기) 실수로 땅을 쳐야 했던 수문장도 있었다.

런던올림픽 때는 통했던 홍명보 감독의 4-2-3-1 전술은 3-5-2, 5-3-2, 4-3-3 등의 포메이션(대형/진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선진 축구를 감당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해 ‘남의 월드컵’이란 소리를 듣기도 한 월드컵. 손흥민 선수는 귀국 인터뷰에서 “정말 아쉬운 월드컵이었다. 코칭스태프(코치진)와 팬들도 같으리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련 기사를 그러모아 월드컵의 대강을 돌아봤다. 괄호 안의 표현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조별리그 경기가 한창이던 지난달 말 ‘일반 국민이 쉽게 의미를 알 수 있고 축구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담아 국립국어원이 다듬어 내놓은 축구용어다. 여기에 보탰으면 좋았을 용어가 있다. 축구 중계·뉴스에 등장이 잦아진 ‘슈퍼세이브’이다. 기왕에 잘 써오던 ‘(골키퍼) 선방’ 대신 이 말을 쓰는 까닭? ‘외래어(외국어)가 더 전문적으로 들린다’는 엇나간 인식 때문일 것이다.

강재형 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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