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핫핑크돌핀스

등록 2014-07-16 18:26

돌고래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긴 여정의 맨 첫걸음을 떼었던 이들을 기억한다. 스스로를 ‘핫핑크돌핀스’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부르며 ‘돌고래 구하기’에 나섰던 청년들. 작은 한 점의 순수로부터 아름다운 역사는 늘 시작된다. 우중충한 수조에서 마주친 가엾은 돌고래를 향한 한 청년의 마음, 평등한 생명을 향한 진심의 공명이 ‘제돌이 구하기’의 첫걸음이었다. 국내 최초 고래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의 쌈박한 웹포스터를 보았다. 거기엔 분홍 깡통이 하나 그려져 있다. ‘핫핑크돌핀스’가 찍힌 그 깡통엔 ‘We’re hungry’라고 쓰여 있다. 그 위에 한글로 적힌 문구는 이렇다. “돈 안 되는 일만 해서 돈이 없습니다.” 그 아래 적혀 있는 계좌번호! 하하, 이런 발랄한 당당함이 좋다! 지폐 뭉치보단 손을 타 반들반들해진 동전이 더 잘 어울리는, 푼돈 모아 의미 있고 재미난 일들을 해보자는 순수한 마음의 속삭임들이 조잘조잘 들리는 핫핑크돌핀스의 분홍 깡통. 생명과 평화에 대한 공감력이 넘치는 이 친구들의 기획력은 나도 좀 안다. 기획력은 짱인데 돈이 없다.

‘돈 안 되는 일만 해서 돈이 없는’ 이런 사람들이 대개 이 사회에 진짜로 필요한 산소를 공급한다. 우리 모두 ‘잘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진짜 산소 말이다. 지금 이곳의 청량한 공기를 위해, 순수 청년들의 분홍 깡통에 동전 좀 모아보자. 딸그랑 하는 동전 소리가 여름 해안의 파도 소리처럼 쉼 없이 이어졌으면!

김선우 시인·소설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