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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대통령의 휴가

등록 2014-07-30 18:25

“도둑질은 범죄지만 많은 돈을 쌓아놓는 것은 도둑을 만드는 더 큰 도둑질이다.” 간디와 비폭력저항운동을 했고 20여년 동안 맨발로 인도 전역을 다니며 토지헌납운동을 주도했던 비노바 바베의 말이다. 브라만으로 태어나 최상위 계층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평생 육체노동자로 산 비노바는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영혼임을 삶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그 삶에 절대적 영향을 준 어머니에 대해 비노바는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것이야말로 어머니가 주신 가장 큰 선물이다”라고 회상한다. 그의 어머니는 매일 식사 전, 툴시 나무에 물을 주고 동물들에게 음식을 따로 떼어 주게 했다. “우리는 먼저 베풀고 나중에 먹어야 하는 법이란다.” 비노바는 역대 총리들부터 빈민에 이르기까지 전 인도인의 사랑을 받았고 간디가 존경을 보낸, 간디 이후 최고 지도자로 불린다.

당나라 때 <백장청규>로 중국 선종의 규율을 만든 백장선사는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을 설하고 평생 실천했다. “내가 아무런 덕도 없는데 어찌 남들만 수고롭게 하겠는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국민의 빈 밥그릇에 먼저 밥을 채워주고 자신은 나중에 먹는 사람. 더불어 함께 일하지 않았다면 밥 먹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 이것이 지도자의 1번 덕목이다. 대통령의 휴가인사를 보며 한숨이 나온다. 나라는 상중이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17일째 불볕 아래 단식 중이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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