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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양심의 목소리 따라 살기

등록 2014-10-06 18:39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이예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유로 작년에 프랑스에서 난민 자격을 얻은 스물세살 한국 청년이다. 예다의 망명 이유는 징병제 자체에 대한 거부이며, 프랑스는 그 사유를 인정해 그를 망명자로 받아들였다. 그는 중1 때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를 읽으며 생명존중사상과 전쟁에 대한 비판의식이 처음 생겼다고 한다. 일체의 생명을 적대시하고 싶지 않다는 양심의 소리가 소년의 마음에 생긴 것이다. 시민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의경들, 군대 내 폭력, 해외 파병되어 미국을 위해 싸우는 한국 군대를 보며 그는 계속 질문했다. 권력자를 위해 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집단으로서의 군대, 거기서 총을 들고 누군가를 죽이는 훈련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그 폭력에 동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이 예다를 이끌었다. 결국 그는 양심의 소리를 따라 난민의 삶을 선택했다. 얼마 전 일본 외신기자회견에서 그는 징병제 부활 얘기가 흘러나오는 아베의 헌법 개정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으로 일본의 군 문제에 경종을 울렸다. 폭력적인 제도 바깥으로 자신을 밀고 나가는 이런 젊음들이 이 지긋지긋하고 딱딱한 세계를 바꿀 것이다. 네 이야기를 신문에 써도 되겠니 하고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군 인권을 위해서, 군대에 아들을 보낸 모든 어머니들을 위해서, 온갖 열악한 여건 속에서 아무런 거부권도 없이 최저임금도 못 받으며 2년을 보내야 하는 청년들을 위해서, 모든 사람을 위해서 써주셨으면 해요!”라고.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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