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이븐 알하이삼 / 오철우

등록 2014-12-24 18:34

새해 2015년은 유엔이 정한 ‘토양의 해’(www.fao.org/soils-2015)이면서 또한 ‘빛의 해’(www.light2015.org)다.

새해를 빛의 해로 선정한 배경에 걸출한 아랍 과학인 한 명이 떠오른다. 광학, 천문학, 수학, 철학 등 여러 방면에서 빼어난 업적을 남긴 이슬람학자 이븐 알하이삼(965~1040)이다. 그의 기념비적 역작 <광학의 서>(7권)가 세상에 나온 해가 1011~1021년인지라 새해를 그 1000년의 해로 기념하자는 것이다. 물론 빛의 해가 알하이삼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엘이디(LED) 혁명의 주역 연구자들한테 돌아간 것처럼 빛 기술은 현대 문명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광학의 서> 1000년의 기념과 더불어 지구촌의 광학 문명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돌아보고 내다보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알하이삼은 서구 중심의 세계 과학사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사실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는 유럽의 중세 암흑기와 대비되는 이슬람 황금기(8~13세기)를 대표할 만한 학자였고, <광학의 서>는 유럽에 전해져 16세기에도 서구 과학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뉴턴 광학보다 거의 700년 앞서, 그는 가설과 실험, 관찰과 측정, 데이터 수집과 수학적 분석을 통해 이미 과학적 방법론을 실행했다는 평을 받는다. 일부 연구자가 그를 ‘진정한 최초 과학자’라 부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알하이삼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눈에서 나온 빛이 사물을 밝히기 때문이라는 고전학설을 실험으로 깨어 새로운 광학의 기초를 시작했고, 반사와 굴절 등을 실험과 수학으로 분석했으며, 신비스런 착시 현상들을 올바른 과학적 설명으로 풀어냈다. 빛의 해는 현재의 빛 기술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얘기하는 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잘 드러나지 않던 1000년 전 아랍 과학인을 다시 기억하는 해가 될 듯하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