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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더 나은 하루

등록 2015-01-14 18:52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자신의 욕망이 아닌 것을 마치 자신의 욕망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데 대중매체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휘황한 헛것들로 넘쳐나는 도시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티브이 끄기다. 집에 돌아오면 습관적으로 티브이를 켜지 않는지? 만약 그렇다면 ‘나라고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인지’ 훨씬 더 자주 점검해야 ‘나’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티브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수록 ‘나의 욕망’이 아니라 ‘자본의 욕망’에 포섭될 확률이 높으므로. 청소년이 있는 집이라면 ‘티브이 끄기’는 더욱 중요하다. 하루 몇시간이라도 스마트폰 꺼놓기, 침대나 소파 곁에 언제든 손에 잡을 수 있게 책 두기, 가방 속에 일기장 넣어 다니기, 하루에 10분 하늘 바라보기. 이런 소소한 실천은 개인의 정신을 새롭게 갈무리하고 ‘더 나은 인간’으로 존재하고 싶은 ‘좋은 욕망’의 성장을 돕는다. 타르콥스키는 “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출판해주지 않는다고 쓰는 일을 중단한다면 그는 작가가 아니다. 창조적인 것을 향한 의지의 유무가 예술가와 비예술가를 구별하는 잣대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창조의 충동’이야말로 예술가의 결정적 재능이라는 그의 말에 나는 깊이 동의한다. 직업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창조의 충동’을 일상에서 발현하고 누리는 사람, 삶 자체를 예술로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근사한 예술가 아닌가. ‘나의 시간’을 회복하고 예술충동을 누리기 위해선 티브이와 스마트폰을 꺼놓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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