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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월호 1년…독자들의 시

등록 2015-04-16 18:38수정 2015-04-17 17:52

광화문 종이배

엄마 아빠
이제 지난봄 옷 벗으시고
천막 이불 걷어 버리세요
가슴에 매달린 노랑나비도 날려 보내고
잊었던 아침과 저녁도 드세요

잊지 않겠다던 말
전날 밤 하늘에 쏟아진 폭죽 꽃잎처럼
화려히 터졌던 어른들의 눈물
미안해 잊지 않을게,
꽃송이 던지며 종주먹 쥐던
그 어른들의 말
벌써 잊었어요 우린

엄마 아빠
이 추운 겨울이 가고
행여 봄이 와 남쪽으로 가신다면
서로를 놓지 않으려 모두가 움켜쥐었던
작은 손들이 방파제에 닿아 출렁일 때
꼭꼭 잡아 펴주세요

보름 큰 달 우릴 보고 싶으시면
엄마 아빠들이 접어 띄운
광화문 큰 거리 그 배를 저어
우리 바닷길 묻어버린 바다 멀리 돌아
여기 하늘공원
봄의 양지 쪽으로 오세요

바닷물 말라 뱃길 없이도 가는
세종 네거리 푸른 종이배를 타고
그곳을 멀리멀리
돌아서 오세요

전창옥 고교 교사


순백의 넋

봄 햇살에 피어오르는 사랑처럼
하얗게 타오르는 너의 열정에
시야는 어지럽고
격정을 가누지 못하는
붉은 심장의 함성을
당신은
고혹한 숨결의 향연으로 화답합니다.

하얀 환희가 춤추는 마지막 밤
소갈머리 없는 검은 물결이
별빛 달빛 가려놓아
외로운 가로등이 봄비 젖어 슬피 웁니다.
지새우는 비바람에 시퍼렇게 피멍들어
허무로 흩어지는
당신의 분신을 휘날리며
아스라이 멀어지는 세월의 기적소리가
이별을 쓸쓸하게 흘려줍니다.

백승록 시인

[한겨레 다큐] 거리의 유가족, 세월호 두번째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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