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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제론토크라시 / 김회승

등록 2015-05-13 18:34

노인들의 삶의 질은 한 나라의 경제력과 노인 비중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영국의 노인 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의 자료(2013년 기준)를 보면, 전세계에서 노인들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스웨덴이다. 수입 안정성, 건강, 고용·교육, 사회적 환경 등 13개 지표를 이용해 65살 이상 노령층의 삶의 질을 측정한 결과다. 스웨덴은 100점 만점에 89.9점, 이어 노르웨이(89.8), 독일(89.3) 차례다. 80점 이상인 최상위권은 캐나다, 스위스,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등이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1인당 국내총생산이 3만달러 이상이고, 노인 인구 비중이 큰 고령 사회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39.9점이다. 노인 비중이 크고 경제력도 센 편인데, 노인들의 삶의 질은 현격하게 낮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3만달러 수준인 나라들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터키, 도미니카, 우크라이나, 가나와 비슷한 수준이다. 터키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우리의 절반 수준이고, 아프리카 가나는 1486달러에 불과하다.

일찌감치 고령화가 진행된 나라들은 대부분 ‘노인 정치’의 명암을 경험했다. 노인 정치는 노인 정책으로 이어진다. 국정 책임자들이 노령화되는 동시에 (다수 유권자인) 노령층의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정책 우위에 서면서 ‘제론토크라시’ 현상이 나타난다. 고대 그리스 정치가 제론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로, 노인 지배 사회를 비판적으로 지칭한다. 노인 지배 사회는 보수화되고 성장성과 역동성은 떨어진다. 노령층은 과대 대표되고 청년층의 발언권은 위축된다. 반면, 노인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은 노인 정책보다는 분배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이제 막 60대에 진입했다. 노령연금과 정년 연장, 국민연금 등 노인 정책 이슈가 하나둘 불거지는 이유다. 제론토크라시의 시작이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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