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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녹색 한반도 / 김지석

등록 2015-11-16 18:23

북한이 나무 심기에 힘을 기울인다는 소식은 반갑다.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국장은 최근 ‘올해 전국적으로 10여만㏊의 산과 들에 수억 그루를 심었다’고 밝혔다. 10만㏊는 서울의 2배 가까운 넓이다.

그가 대표적으로 꼽은 나무는 창성이깔나무, 세잎소나무, 평양단풍나무다. 창성이깔나무는 일본잎갈나무를 말한다. 잘 자라는 나무로 20세기 초에 일본에서 들어왔다. 침엽수지만 겨울에 잎이 떨어져 낙엽송이라고도 한다. 창성은 평안북도에 있는 군 이름이다. 세잎소나무는 잎이 셋씩 붙은 소나무다. 대개 리기다소나무를 지칭한다. 역시 열악한 조건에서도 잘 자란다. 보통의 소나무는 잎이 둘씩 달린다. 평양단풍나무는 은단풍이다. 잎 뒷면이 은백색이다. 북미 지역이 원산지다. 단풍나무 종류 가운데 가장 먼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우리 근대사는 산림수탈사이기도 하다. 1896년 한-러 임업협약으로 두만강 유역과 울릉도 숲의 벌채권이 러시아로 넘어갔다. 1904년 러일전쟁은 ‘산림전쟁’으로도 불린다. 이후 일본의 수탈이 본격화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한반도에서 5억세제곱미터의 나무를 베어 갔다고 한다. 해방 당시 산림축적(나무 총량)의 10배나 되는 엄청난 규모다. 해방 뒤에도 전쟁, 가뭄, 수해 등으로 나무의 고난이 이어졌다.

우리는 1970년대 초에 본격적으로 나무 심기를 시작했다. 그때도 리기다소나무와 일본잎갈나무는 주요 수종이었다. 세 차례 10년 계획을 거치면서 100억 그루를 심어 산지 대부분을 숲으로 만들었다. 피복면적(땅 표면을 덮은 면적)으론 임진왜란 이전 조선 중기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남한의 ㏊당 산림축적은 북한의 3배 이상이다. 북한의 잠재적 숲 자원은 풍부하다. 올해처럼 나무를 심는다면 10여년 뒤엔 ‘녹색 한반도’가 될 것 같다. 물론 남북이 함께하면 더 좋겠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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