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차가운 돌베개를 베고 누워 별빛 바라보며 떠나온 고향 생각에 가슴이 아려 와도 오직 내 민족에 비출 작은 서광을 위해 뜨거운 심장으로 다시 일어나 대륙의 산을 호랑이처럼 누비고 다녔을 그들. 장백폭포 앞에서 그들을 호출하면 여전히 독립군의 함성으로 되돌아올 듯하다.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우리 역사의 시계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과거 90여년 전의 시공간으로 리셋되어 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세월을 보내다 다시 거친 산에 오르기에는 너무 살만 피둥피둥 올라버렸다. 그 모든 것이 허망한 꿈이었을까. 사라진 그들도 알고 있을까.
강제욱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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