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진이 시작되기 전 광장에서 두 젊은 시민이 ‘범죄자 박근혜 퇴진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서로 사진을 찍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중년의 시민 둘이 팻말을 빌려 기념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팻말의 주인이 찍어 주고 있다.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모습이다. 점점 그런 모습이 눈에 띈다. 재미있는 풍경들이지만 기이하다는 생각도 든다. 오래도록 잊지 않고 간직하기 위해 찍는 사진이 기념사진이라는데 잊지 않아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 본다.
정택용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