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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움마

등록 2005-11-13 17:27수정 2005-11-13 17:27

유레카
사막의 척박한 환경은 아라비아 반도의 부족들을 배타적으로 만들었다. 걸핏하면 이웃 부족과 전쟁을 벌였다. 그런 부족들을 하나로 묶어 세계 제국의 기틀을 만든 게 예언자 무하마드(마호메트)였다. 이슬람(신에게 준종하는 자) 신앙이 이들을 순한 양으로 순치시켜 한우리에 살도록 했다.

무하마드 생전에 무슬림(이슬람 신자)은 이미 반도를 통합했다. 사후(632년) 20여년 만에 페르시아 제국과 소아시아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을 정복했다. 아바스 왕조(750~1258년)에선 인도 펀자브에서 유럽 피레네산맥 이남 지역, 사마르칸트에서 사하라 사막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무하마드가 이슬람 깃발 아래 초보국가 형태의 신앙 공동체를 세운 지 불과 100여년 만이었다. 제국은 이 너른 땅과 수많은 민족을 로마처럼 힘으로 통치하지 않았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이슬람 신앙이라는, 지금도 유효한 종교적 정체성이었다.

움마는 이런 이슬람 신앙 공동체를 뜻한다. 알라의 계시를 바르게 받들고 실천하는 집단이다. 그런 이들에게 국적·인종·신분은 의미가 없다. “알라 이외에 신은 없고 무하마드는 신의 사자다”라고 암송하는 순간 누구나 무슬림 형제가 되고 움마의 성원이 된다. 아바스 왕조의 움마는 지금도 무슬림의 꿈이다.

프랑스 소요사태는 청년 무슬림이 주도했다. 북아프리카나 아랍 나라에서 이주해온 이주민의 2세다. 이들은 대개 전국 750여 빈민 지역에 모여 산다. 정부는 인권과 관용을 내세우지만,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라는 원심력은 이들을 도시 외곽지역(방리유)의 빈민 아파트촌(시테)으로 분리시켰다. ‘새로운 움마’를 향한 무슬림의 전투적인 꿈은 이런 차별과 편견 속에서 탄생한다. 이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시다), “인샬라”(신이 원하신다면), “비스밀라”(신의 이름으로)를 암송하며 뉴욕·런던·암만 등에서 자폭하고 파괴한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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