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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문재인 대통령과 ‘싸가지 진보’ / 임석규

등록 2017-05-29 17:35수정 2017-05-29 19:29

문재인 대통령은 ‘유연함과 강함의 조화’를 중시한다. 그 예로 꼽는 게 배드민턴 셔틀콕이다. 무게 5.5g에 불과한 셔틀콕이 내는 순간 속도는 무려 시속 345㎞. 구기 종목 가운데 공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 부드러운 깃털과 강한 코르크헤드의 조화야말로 엄청난 속도의 비결이라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다. 2013년 출간된 문 대통령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책의 한 구절. “진보적 가치를 중시하지만, 막말이나 거친 태도, 과격하고 극단적인 접근을 싫어하는 성향을 ‘태도 보수’라고 말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태도 보수’의 유탄을 맞지는 않았을까.” 18대 대선 패인으로 ‘태도’ 문제를 꼽은 것이다. ‘태도 보수’란 표현의 지식재산권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있다. 이 후보자는 2012년 12월31일 ‘제3세대 민주당을 준비해야 합니다’란 제목의 개인 성명을 냈는데, 여기에 나온 문장을 문 대통령이 “핵심을 찌른다”며 그대로 인용했다.

‘태도 보수론’은 ‘싸가지 진보론’으로 이어진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며 “이념, 정책, 주장 자체가 아니라 그걸 표현하는 태도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싸가지 진보론’의 원조는 김영춘이다. 2005년 3월 유시민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라고 썼다. 김부겸도 2013년 3월 “민주당이 싸가지 있는 집단으로 거듭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하는 등 ‘싸가지 진보론’을 앞장서 주창했다.

그러고 보니, 정권 초기 문 대통령 용인술의 핵심 잣대가 ‘싸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낙연은 총리로 지명했고, 김부겸·김영춘 의원 모두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으니 말이다.

임석규 논설위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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