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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특파원 칼럼] 대통령 방중 가상 참모회의 / 김외현

등록 2017-12-21 17:46수정 2017-12-21 19:14

김외현
베이징 특파원

대통령 방중을 앞둔 12월초 어느 날, 청와대에서 준비 관련 참모회의가 열렸다.

외교 13일은 도저히 일정을 잡기가 힘듭니다. 그날 난징대학살 80주기 추모식 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난징으로 갑니다.

핵심 다른 지도부는 베이징에 남지 않습니까? 그쪽과 식사할 수도 있지 않나요?

외교 어렵습니다. 엄숙한 추모일이라 축사나 건배 같은 걸 못합니다. 차라리 방중을 하루 미루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핵심 안 됩니다. 난징대학살 관련 메시지는 반드시 발표돼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중국에 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성의입니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메시지를 낼 순 없잖습니까?

정무 차라리 난징에 가면 안 됩니까? 메시지도 선명하고요. 2015년 당대표 시절에도 중국 초청 행사에 갈 뻔했는데, 베이징 외에 하얼빈 안중근기념관 가겠다고 했더니 외교부가 반대했죠. 너무 쫄아 있는 것 아닌가요?

외교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운전대 잡겠다는 건데, 다 태우려면 누구도 자극해선 안 되죠. 난징 방문은 과합니다. 2015년 전승행사 때와 또 다른 게, 근래 중-일은 갈등을 완화시키며 관리하는 국면입니다. 우리가 ‘역사 공조’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핵심 13일 베이징에서 난징 메시지를 내고, 추모행사는 주중대사를 참석시키는 정도로 하죠. 지방 도시는, 정부 적통을 생각하면 임시정부가 거쳐간 곳으로 해야 할 텐데, 어디가 있죠?

문화 상하이, 난징, 항저우, 창사, 광저우, 류저우, 치장, 충칭입니다. 그중 청사 유적은 상하이, 항저우, 창사, 충칭에 있고, 2015년 상하이 청사 재개관 때 전임 대통령이 방문했습니다.

산업 상하이와 난징을 빼면 우리 대기업은 광저우와 충칭에 포진해 있고, 스타트업은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 많습니다.

핵심 역시 충칭이…, 어떻습니까?

외교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앞선 지도자들이 잇따라 제거되면서 ‘정치의 무덤’ 같은 인상이 있지만, 중요한 곳이 아니었다면 현재 최고지도자의 측근이 지도자로 부임하지 않았을 겁니다. 중국 쪽과 협의하겠습니다.

핵심 문제는 베이징 일정이군요. 첫날 중국 사람을 만날 수가 없으니. 14일은 정상회담과 만찬으로 채워질 텐데.

정보 15일도 홍콩과 마카오 행정장관이 베이징에 오는 일정이 있어서, 회담은 가능하겠지만 식사 일정을 빼는 건 쉽지 않을 듯합니다.

핵심 혹시 베이징에서 가능한 ‘위쪽’ 접촉은 없습니까? 누가 온다고…?

정보 (눈짓하며)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핵심 아아, 네, 그러면…, 현지 투자 상담 행사?

산업 여느 정상회담 때처럼 투자, 전시, 상담 등을 함께 진행하는 행사를 14일에 준비중입니다. 참여 기업 수는….

기획 (끼어들며) 대통령 일정이 비는 게 걱정이라면, 이 행사도 참석하시면 어떻습니까?

핵심 가능할까요?

경호 동선이 부담이긴 합니다만, 아주 어렵진 않습니다.

산업 물론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이런 경우가 없었고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 행사 규모나 형태를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 준비를 해주시죠. 시민들과의 만남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습니까?

기획 중국의 핀테크를 경험하는 쪽으로 준비중인데, 공유자전거를 타거나, 물건을 사거나…, 아 참! 이것도 식사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밥을 먹고 모바일페이를 쓰면 될 텐데요!(모두 웃음)

핵심 그건 그렇고, 진짜 안 가시겠습니까?

국방 저희는 저희 역할이 있습니다. 따로 만날 일이 있겠지요.

핵심 좋습니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오·만찬은 무리하진 마시고요. 나랏일 하면서 밥 먹는 것 말고도 중요한 일은 많으니까요.

oscar@hani.co.kr

※이 글은 픽션입니다. 등장인물의 입장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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