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1565년 작품 <새덫이 있는 겨울 풍경>.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컬링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세렌디피티’(뜻밖의 발견·재미)이다. 컬링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1511년’이라고 새겨진 네모난 스톤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16세기 이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565년 화가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겨울 풍경화에는 얼음판 위에서 동네 주민들이 컬링을 하는 광경이 담겨 있다.
금속 손잡이가 달린 원형 스톤이 보편화한 건 1775년이고, 현재 쓰고 있는 화강암 스톤의 규격과 모양이 표준화된 건 1838년에 이르러서였다. 제1회 겨울올림픽인 1924년의 프랑스 샤모니·몽블랑대회 때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지만 1998년 일본 나가노대회에서야 정식 종목에 등극했다. 휠체어컬링은 8년 뒤인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대회에서 패럴림픽 종목이 됐다. 휠체어컬링은 8엔드라는 점, 선수 5명 중 1명은 이성(대부분 여성)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점, 스위핑이 없고 스톤을 손뿐 아니라 스틱(익스텐더 큐)으로 던질 수 있다는 점이 비장애인 컬링과 다르다.
컬링은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릴 정도로 전략적인 스포츠의 하나다. 4명의 선수가 2시간30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진행하기에 체력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작전의 구상, 상대방과의 심리전 등 정신적 요소가 강한 경기다. 통상 체력 30%, 기술 30%, 작전 40%의 비율로 승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얘기된다. 신체 능력이 약세인 동양인에게 유리하다. 평창대회로 순위가 더 높아지겠지만, 2017년 세계랭킹에서 한·중·일 여성팀은 이미 각각 8·10·6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자팀도 각각 16·7·8위였다.
컬링은 인공지능으로 분석이 가능하고, 따라서 바둑처럼 인간과 대결이 가능한 스포츠 종목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8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는 로봇 컬링선수와 강원도 고등부 컬링팀의 시범경기가 열린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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