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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조현민 갑질과 국적기 박탈

등록 2018-04-16 17:29수정 2018-04-17 12:35

언니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에 이어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픽 / 장은영
언니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에 이어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픽 / 장은영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에 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의 국적기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청와대에 쇄도하고 있다. 청원자들은 “대한항공 3남매가 돌아가면서 갑질을 하는 데 분노한다”며 “대한항공의 국적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대한항공이 ‘대한’을 쓰지 못하게 하고 로고에서도 ‘태극 문양’을 삭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더 이상 나라 이름에 먹칠하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분명한 페널티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조양호 일가에게 국적기 명예를 계속 부여하는 게 괜찮은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적기 박탈은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요구가 아니다. 국적기라는 게 특별한 자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적사는 국적 항공사의 준말로 그 나라에 본사가 있는 항공사를, 국적기는 그 회사의 항공기를 지칭하는 말이다. 법률 용어도, 행정 용어도 아니다. 외국 항공사의 상대적 개념으로, 편의상 부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국적사에는 대한항공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도 포함된다. 또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6개 저비용항공사도 모두 국적사다. 국내에 취항하고 있는 외국계 항공사는 80여곳 된다.

대한항공 사명에서 대한을 빼거나 로고에서 태극 문양을 삭제하는 것도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결정하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사명이나 로고를 강제로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유로 국영 항공사인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뒤 민영 항공사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의 성장은 국민 성원과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들은 오랜 세월 대한항공을 우리나라의 대표 항공사로 여기고 다른 항공사들을 제쳐둔 채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또 정부는 항공노선 배정과 공항 사용 등에서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대한항공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

경찰이 조현민 전무의 갑질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에 앞서 조 전무가 먼저 국민에게 사과하고 경영에서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항공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 관련 기사 : 조씨 일가 ‘말뿐인 반성’에 “한진 삼남매 경영 손떼라” 여론

▶ 관련 기사 : 대한항공, ‘물세례 갑질’ 조현민 전무 대기발령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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