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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전우용의 현대를 만든 물건들] 인공위성

등록 2018-05-16 18:27수정 2018-05-16 19:39

전우용
역사학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의 예로 ‘식은 죽 먹기’, ‘누워서 떡 먹기’, ‘땅 짚고 헤엄치기’ 등 몇 가지를 꼽지만, 가장 어려운 일로는 ‘하늘의 별 따기’ 하나만을 든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못 할 일이 없다’와 ‘하늘의 별을 딸 수는 없다’는 서로 모순되는 말이 아니었다. 하늘의 별은 세상에 속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인류 문명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 역사다. 하지만 별이 하늘이라는 원형 판에 매달려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무한한 허공 안에서 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래, 하늘의 별 따기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불가능’이 되었다. 인류는 하늘의 별을 따려는 도전을 포기하고 그 대신 하늘에 별을 만드는 과제를 택했다.

1957년 10월4일, 소련이 지름 58㎝, 무게 83.6㎏의 둥근 알루미늄제 물체를 성층권 밖으로 쏘아 올려 지구 주위를 돌게 하는 데에 성공했다. 스푸트니크 1호로 명명된 이 인공위성은 우주 기준에서는 별보다 먼지에 훨씬 가까운 물체였으나, 인간에게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볼 수 있는 눈을 선사했다. 이후 각국은 경쟁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현재 4천여개의 작은 인공 별들이 ‘살아서’ 지구 주위를 돌고 있으며, 수명이 다한 것들을 합하면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 물체는 4만여개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11일 ‘우리별 1호’를 프랑스령 기아나 쿠르 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인공위성 보유국이 되었다. 이후 무궁화, 천리안, 아리랑 등의 이름을 붙인 여러 종류의 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2005년에는 전남 고흥 나로도에 우주발사기지를 건립했다. 북한은 1998년부터 자기 땅에서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다가 2012년과 2016년의 두 차례 발사 때에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기술 폐기 문제는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인공위성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티끌보다도 작은 존재이다. 인간은 하늘에 별을 쏘아 올리는 법은 배웠으나, 별의 눈으로 자기를 보는 법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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