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의 동료 경찰과 다섯명의 철거민이 불에 타 죽은 망루에서 진압을 마치고 돌아오는 한 사내의 검은 얼굴을 기억한다. 컨테이너를 타고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온 그는 땅에 다다르자 한동안 엎드려 일어나지 못했다. “겁먹었냐”는 지휘관의 말 한마디에 하늘로 올라야 했던 2009년 1월20일 아침, 죽음의 화염 안에서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경찰청 진상조사위원회는 용산참사 원인을 경찰 지휘부의 무리한 작전 강행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그에게 검붉은 진압을 명령했던 책임자를 처벌할 시간이다.
홍진훤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