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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전우용의 현대를 만든 물건들] 산소호흡기

등록 2019-06-04 16:50수정 2019-06-04 19:24

캔으로 마시는 산소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퓨어오투의 휴대용 산소캔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세먼지 여파로 산소캔, 공기청정기, 실내건조기, 황사마스크 등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캔으로 마시는 산소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퓨어오투의 휴대용 산소캔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세먼지 여파로 산소캔, 공기청정기, 실내건조기, 황사마스크 등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1969년 1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은 고압산소치료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당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였던 연탄가스 중독증을 치료하기 위한 이 기계는 한국인이 독자 개발한 최초의 의료기기였다.

‘숨지다’ ‘숨이 끊어지다’ ‘숨넘어가다’ 등은 모두 ‘죽다’와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생명 활동의 징표는 호흡이고, 호흡에서 가장 중요한 원소는 산소다. 산소는 1772년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가 처음 발견했으나, 이에 관한 논문은 1775년 영국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가 먼저 발표했다. 1778년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이 원소에 물질을 산화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리스어로 신맛이라는 뜻의 ‘oxys’와 생성된다는 뜻의 ‘gennao’를 합쳐 ‘oxygen’이라고 이름 붙였다.

우리나라에 산소에 관한 정보를 처음 소개한 것은 1884년 5월25일치 <한성순보> 논설 ‘양기(養氣)를 논함’이었다. 이 글에서는 산소를 양물(養物)로 표기하고, 이렇게 설명했다. “양기 중에 양물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람과 동물이 모두 이것 덕분에 생명을 유지한다. 무미무색(無味無色)이고 성질이 매우 짙으며 이것에 의지하여 불이 붙고 이것과 결합하여 피가 붉어지니 생기(生氣) 중에 으뜸이다.”

대기 상태보다 산소의 농도를 높인 압축 공기를 별도의 통에 보관했다가 수중에서 활동하는 잠수부나 호흡 곤란 상태에 빠진 환자에게 공급하는 산소호흡기는 19세기 말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여 독가스가 사용된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군대의 필수 의료기로 자리잡았다. 한국인들에게 산소호흡기라는 이름이 처음 소개된 것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이었다. 1943년에는 프랑스 해군 대령 자크 쿠스토와 에밀 가냥이 잠수부가 등에 지는 산소통을 개발하여 ‘물속의 폐(肺)’라는 뜻의 애퀄렁(아쿠아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에 애퀄렁을 이용한 수중 탐사가 처음 진행되었다.

산소통과 산소호흡기는 현대인의 활동 공간을 높은 산과 깊은 바다로까지 확장했고, 환자의 숨이 끊어지거나 넘어가는 시기를 늦춰주었다. 그러나 인간이 산소를 발견한 이래 대기질은 계속 나빠졌다. 이대로 가다간 가정용이나 휴대용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시대를 맞을지도 모른다.

전우용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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