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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이승의 심판대에 세우지 못한 나치 전범 / 김태권

등록 2019-06-20 16:11수정 2019-06-20 19:20

요제프 멩겔레
(1911~1979)
아우슈비츠에 갇힌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일을 했다. 노동으로 몸이 망가지면 가스실에 보내 살해했다. 죽일 사람을 의사들이 추렸다. 나치에 동조하는 이들도 하기 싫어하던 일이었으나 유독 요제프 멩겔레는 이 일을 즐겼다고 한다.

멩겔레에게 특히 분노하는 까닭은, 그가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을 가지고 인체실험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유대인과 로마니(이른바 집시)가 그의 ‘실험재료’, 쌍둥이 한명에게 이상한 물질을 주사로 놓았고 그 아이가 죽으면 해부하여 비교할 대상이 필요하다며 다른 아이도 죽였다. 왜소증 장애인도 임산부도 ‘실험’의 대상. 그런 멩겔레가 사라졌다. 전쟁이 끝날 무렵 달아난 것이다. 포로수용소에 잠시 잡혀 있다 빠져나와 신분증을 위조하고 숨어들었다. 그러는 사이 그의 죄악이 세상에 알려졌다. 독일 정부도 이스라엘 정보기관도 수십년 동안 그를 찾았지만 소용없었다.

실마리가 나온 것은 1985년. 독일 경찰은 멩겔레가 이미 죽었다는 편지를 손에 넣었다. 라틴아메리카로 달아나 무면허 의사로 살았고 여러해 전 한가로이 해수욕을 즐기다 심장마비로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 브라질에서 무덤을 파내 유골을 검사, 멩겔레가 맞다고 발표한 날이 6월21일. 편지 내용이 사실이었다. 이승의 심판대에 세우지 못하여 아쉬울 뿐.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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