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5 18:19
수정 : 2019.12.06 02:36
조한욱 ㅣ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1823년 12월6일 독일의 서정시인 빌헬름 뮐러의 아들이 태어났다. 빌헬름의 연작시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겨울 여행>에 프란츠 슈베르트가 곡을 붙여 연가곡집을 만들었으니 상당히 성가가 높던 시인이었던 것이 확실하다. <겨울 여행>은 오역 때문인지 더 낭만적으로 보이게 만들려고 해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겨울 나그네>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갓난아이의 이름을 손위 처남 프리드리히에서 따왔고 두번째 이름을 막스로 붙여줬다. 막스라는 이름은 아이의 대부였던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 등장하는 사냥꾼에게서 받아온 것이다. 그런데 훗날 그 아들은 뮐러라는 성이 너무도 평범하다고 생각하여 막스와 뮐러를 붙여 성으로 만들었으니 정확하게 그의 이름은 프리드리히 막스뮐러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집안 배경도 그렇고 라이프치히에서 공부하던 시절엔 펠릭스 멘델스존과 우정을 쌓기도 했지만, 음악보다 더 큰 그의 관심사는 종교와 언어였다. 베를린, 런던, 파리를 오가며 산스크리트어와 <우파니샤드>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던 그는 옥스퍼드에서 학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고 1855년에 영국인으로 귀화했다. 1860년 옥스퍼드의 산스크리트어 교수 공채는 지금도 논란이 되는데 그는 거기에서 탈락한 뒤 실망을 숨기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좋은 사람들 모두가 나를 지지했지만, 범속한 대중이 대다수였다”고 토로한 그는 귀화를 했음에도 독일인으로서 믿던 루터파 신앙이나 인도를 공부하며 알게 된 폭넓은 종교관도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1868년에 옥스퍼드의 비교문헌학 교수가 된 그는 스코틀랜드의 명망 높은 법관 애덤 기퍼드 경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기퍼드 연례 강좌에서 4년에 걸쳐 종교에 대해 강연했다. 그의 주제는 “자연 종교” “물리적 종교” “인류학적 종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심리학적 종교”였다. 예상할 수 있듯 그의 강연은 수많은 반론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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