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 이란 대선은 투표율이 낮았다. 전 정권의 미지근한 개혁에 실망한 젊은 사람들이 투표를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50% 조금 넘는 투표율은 이란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서구의 저조한 투표율은 정치적 무관심에서 나온다지만 정치적 관심이 높은 이란인들의 자발적인 투표불참은 그 의미가 다르다.” 그때 <한겨레21>의 기사다. 그래서일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강경보수라 불리던 아마디네자드가 2위를 했고 결선투표에서 대통령이 되었다.
다음 대선을 치른 날은 2009년 6월12일. 그런데 이번에는 투표율이 너무 높았다. 85%였다. 결과는 또 예상과 달랐다. 떨어질 줄 알았던 아마디네자드가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선거 과정도 결과도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적어도 대도시 사람들 생각은 그랬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정권은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젊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사회는 독특하다. 보수와 진보의 기준도 우리와 같지는 않다. 아마디네자드 역시 강경보수로만 규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보수에서 나온 포퓰리스트라고 보기도 한다. 이런 사람이 그때는 드물었는데 지금은 세계 곳곳에 많다. 아마디네자드의 재선 성공에 영향을 받은 걸까? 아무려나 그의 지지자와 반대자로 이란 사회는 쪼개졌다. 그 상처는 깊고 크다.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