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바다에서 우리 아버지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를 잃은 김천덕씨가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괭이바다 선상에서 열린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주최 합동추모제를 마치고 손으로 그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난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한국전쟁이 터진 1950년 6월 말부터 8월 사이 경남 창원과 마산에서 보도연맹원 등 민간인 1681명이 경찰과 헌병에 의해 정당한 절차 없이 불법으로 살해됐다는 증언 및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희생자들 가운데 717명이 한밤중에 해군 선박에 실려 괭이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장아장 걷던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어린아이가 70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지나 백발의 노인이 되어 아버지가 죽은 바다를 찾았다. 붉게 충혈된 눈에 눈물이 흘렀다.
창원/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