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달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가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중재한 아랍에미리트-이스라엘 평화협정은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이라고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나는 ‘트럼프 협정’으로 불리길 원했으나 언론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기독교), 이스라엘(유대교)과 아랍에미리트(이슬람교)는 아브라함에게 거멀못(나무로 만든 그릇 등이 터졌거나 벌어진 곳에 겹쳐서 박는 못) 구실을 기대했을 것이다. 아브라함은 4천여년 전 메소포타미아 우르(현재 이라크) 지역에 살았다고 한다. 그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뿌리로 불린다.
기독교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 부른다.
유대인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여긴다. 아브라함은 `민족의 아버지’란 뜻이다. 유대인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에서 자신들이 갈려나왔다고 믿는다. 이삭은 웃음이란 뜻이다.
코란에 따르면 아랍인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이삭의 이복형)이 아랍인의 조상이라고 한다. 이스마엘의 뜻은 ‘하나님께서 들으심’이다. 아랍은 이스마엘을 ‘이스마일’로 부른다. 아랍에서 아브라함은 ‘이브라힘’이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유일신을 섬기며, 아브라함에서 유래한 한 뿌리의 종교들이다. 이들의 가장 큰 차이는 예수에 대한 관점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예수를 신의 아들로 보지 않고 선지자 중의 한 사람으로 본다. 반면 기독교는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보며 삼위일체의 유일신을 믿는다.”(<세 종교 이야기>, 홍익희)
그동안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대의(Palestinian cause)를 따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아브라함 협정을 팔레스타인 대의에 대한 배신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을 잡았다. 이익 앞에 대의는 가뭇없이 사라졌다.
권혁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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