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는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한 시골 마을에서 산다. 마스크 너머 목소리가 어둡다. 올 추석에는 먼 타국으로 이민 간 자식들이 코로나19로 못 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올 수도 늙은 부모가 갈 수도 없는 역병의 시대에 추석을 맞은 것이다. 이번 명절이 이들에게 더 쓸쓸한 것은, 그동안 자식처럼 키웠던 반려견 ‘똘똘이’가 얼마 전 저세상으로 갔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지병인 허리 통증이 심해져 조상들 제사도 못 지낸 지 벌써 몇년이 되었고, 할아버지가 밥을 지어 먹는다. 기력 없이 늙기는 하셨지만, 고향 집엔 부모님이 살아 계신 것만으로 먼 타국의 자식들은 그나마 위안을 받고 있을 것이다. 노부부는 대문 옆 툇마루에 앉아 동구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화/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