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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탈레반의 총을 맞고도 살아난 투쟁 소녀 / 김태권

등록 2020-10-08 18:01수정 2020-10-09 02:40

교육·여성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997~)
교육·여성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997~)

말랄라의 꿈은 베나지르 부토처럼 여성 정치인이 되는 것이었다. 현실은 반대였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여학생이 서구식 교육을 받지 못하게 으름장을 놨다. 말랄라는 2008년부터 방송과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교육받을 기본권”을 주장했고, 필명으로 인터넷에 ‘여학생 일기’를 연재했다. 목숨을 건 용감한 행동이었다. “그는 이미 열한 살에 정치에 뛰어들었다.”(장영은)

탈레반은 참지 못했다. 하굣길 버스를 세우고 열다섯 살 말랄라의 머리에 총을 갈겼다. 2012년 10월9일의 일이었다. “살아나면 또 쏘겠다”고 으름장도 놨다. 그런데 말랄라는 영국에 가 치료를 받고 기적과 같이 살아났다. 유엔에서 연설도 했다.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는 “교육 때문이 아니라 네가 우리에게 상처 주는 글을 썼기 때문에 총을 쐈다”고 공개편지를 썼다. “이게 사과인가, 변명인가, 궤변인가?”(조효제)

2013년에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그해 수상을 놓치자 탈레반은 “기쁘다. 한 일이 없으니 받지 않는 게 마땅하다”는 지질한 논평을 냈다. 2014년에는 상을 받았다. 열일곱 살,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다. 탈레반은 “총에 반대한다더니 폭발물 만든 사람이 제정한 상을 받느냐”며 “날카롭고 빛나는 칼을 준비해두겠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노벨상이 대단한 상이라기보다, 탈레반의 민낯을 보여주는 일화라 소개한다.

탈레반은 여전히 약자를 상대로 테러를 한다. 한편 파키스탄 중산층에도 말랄라를 꺼리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부끄러운 현실을 드러내 ‘나라 망신을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말랄라는 오늘도 당당히 자기 할 일을 한다. “탈레반에게 총 맞은 소녀 말고, 교육을 위해 투쟁한 소녀로 기억되고 싶다.” 말랄라의 말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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