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팅팅 | 중국 베이징대 교수
2월4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무부에서 취임 뒤 첫 대외정책 연설을 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 복원, 동맹관계 회복, 국제공조 복귀 등 세가지 측면에서 외교적 수단을 통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되찾겠다는 총체적 구상을 밝혔다. 연설 내용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이래 밝힌 대외정책 주장의 연장선에 있으며, 그간의 주장을 공식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중정책 측면에서도, 전략 경쟁과 부분적 실무협력을 병행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이어갔다.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라고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때는 중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연설에서 중국 관련 표현은 이성적으로 자제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정치권의 초당적 인식보다 온건해 보였다. 또 러시아를 언급할 때처럼 민감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다. 중-미 대화 재개와 양국 관계 안정화를 위한 여지를 남긴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불투명하거나 상호 모순적인 측면도 있다. 향후 양국 간 대화 전망은 여전히 고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첫째, 경쟁과 협력의 조화 문제다. 이는 미국 내부에서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다. 미국의 내정 상황이 여전히 상당히 복잡한 탓에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기후변화, 핵 비확산, 코로나19 방역 등의 분야에서도 대중국 협력이나 온건한 정책이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중-미 간 조율도 쉽지 않다. 경쟁과 협력 분야의 관계를 어떻게 다룰지, 협력을 통한 신뢰 확대와 오판 축소, 협력 분야의 일방주의 위험 회피 등은 중·미 양국의 고도의 정치적 지혜와 정책 결정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취사선택의 문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해왔고, 대중국 관계에서도 전임 행정부의 정책 방식을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이런 불합리한 정책들이 앞으로 시정되거나 폐기될 수 있을지 여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나아가 외교적 가치의 최저선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 매체와 학자, 유학생에 대한 규제, 화웨이 등 중국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탄압은 엄연히 음모론적 경향을 띠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중시하겠다고 선언한 미국식 민주 이념과 국제 규칙에 위배된다. 이 밖에 5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기술 분야의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제번영 네트워크’와 이른바 ‘청정 네트워크’ 계획을 바이든 행정부가 승계한다면 어떤 조정이 이뤄질 것인지도 주목할 만하다.
셋째, 국제 규칙의 정의 문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주의 복귀와 국제규범 준수를 강조한다. 하지만 국제규범의 정의에 이중 잣대가 있어, 향후 기존 국제규범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대중국 경쟁 우위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식 ‘사법 관할권 확대’가 장기간 국제법적 논란이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이른바 ‘중산층을 위한 외교’의 상징적 정책으로 서명한 ‘미국산 제품 우선 구매’ 행정명령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해당 행정명령은 외국 물품 구매를 위한 면제 승인 기준을 강화하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정의를 엄격히 해,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도록 제한을 강화했다. 동시에 동맹과 무역 상대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조달 관련 규칙을 포함해 국제무역 규칙 현대화를 무역 상대국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중국의 ‘경제적 반칙’을 지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자국 필요에 따라 기존 규정을 재정의하려는 것은 중-미 간 상호 신뢰 증대를 위한 노력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중-미 간 실무협력이 재개돼 안정적 발전이 이뤄지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긍정적인 외부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점차 분명해지는 과정에서 양쪽이 이성적 대화 복귀라는 기초에서 선순환을 모색할 수 있다면, 불확실성을 낮추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공간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