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찬거리로 청어를 샀습니다. 등줄기가 하도 시퍼레서 하늘을 도려낸 것 같았습니다. 철벅철벅 물소리도 싱싱합니다. 정약전은 어보(魚譜)에 무어라고 적었던가요. 청어를 앞에 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르긴 해도 누운 자세가 그대로 눈빛 고운 수평선이란 말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문득 그 위...
태조 5년(1396), 장성 사는 도리장이는 아버지가 성 쌓으러 가서 병을 얻었다는 말을 듣고 목을 놓아 울었다. 형제도 없으니 자신이 찾아가 보아야 살아 돌아오실 것이라며 남자 옷으로 갈아입고 곧장 달려가 아버지를 정성껏 돌봐 돌아오니 고향에서는 효녀라 칭찬이 자자했다. 소문을 들은 조정에서 도리장이에게 베...
사탕과 설탕은 원래 구별 없이 썼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탕가루·가루사탕·모래사탕·백사탕·백설탕·각사탕·모사탕·흑사탕·흑설탕·황설탕’은 남북 사전에 두루 실렸다. 사탕(沙糖·砂糖)은 ‘모래와 같은 가루 상태’를, 설탕(雪糖)은 ‘눈처럼 하얀 가루 상태’를 가리킨다. 사탕과 설탕은 그 말 자체로는 구별되지 않...
이 인생이 속임수라고 누가 속삭였니? 멍청이들 속에서 점점 코요테가 되어 가는 기분이야 하지만 나는 지금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자연과 인간을 넘나들며 개의 식욕과 승냥이의 눈빛으로 치욕 따위는 뼛구멍까지 핥아 먹는 코요테, 새를 쫓기 위해 죽은 척 연기하고 얼음판에서도 먹잇감을 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