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관문을 밀고 나가자, 아득한 골목 저편이 아코디언처럼 접혔네 저편 우주 끝에 가 닿는 결 무늬, 다시 밀려와 내 몸 속을 통과했네 내가 휘적휘적 길 걸어갈 때, 몇 겹의 공기가 푸드득 찢겨 너풀거렸네 이따금씩, 휘둥그레진 그 눈알 속에 수천의 내 얼굴 촘촘히 박혀 있었네 문득문득 저편, 파스텔의 전생들이 ...
결속(結束)은 ‘한 덩이가 되게 묶는 것’이다. 짚이나 철근과 같은 물건을 결속하면 그야말로 ‘묶는 것’이고, 여러 사람이나 단체가 결속하면 ‘마음이나 역량을 뭉치게 하고, 단결하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결속은 남북이 같다. 북녘에서는 결속을 남녘과 다른 뜻으로도 쓴다. “오늘 회의에서 논의가 잘 되었는데 이제...
부르는 말을 호칭어, 일컫는 말을 지칭어라 한다. 둘이 같으면 좋겠지만 말마다 구분이 생기고 쓰임도 달라진다. 구분해 쓰이다가도 한쪽이 없어지고 하나가 양쪽 구실을 하기도 한다. 사람 ‘이름’은 짓거나 붙인다고 하는데, 이 ‘이름’이 일컫거나 이르는 말의 대표 선수이면서 부름말도 된다. 부르는 것도 일컫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