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교사들이 쓴 글을 함께 보면서 “자녀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라는 부분을 보고 ‘대해’라는 말을 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이라고 하면 말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다음 문장을 보자. “이처럼 법관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높아지는 것...
남녘에서 최근 널리 쓰이는 말로 ‘그닥’이 있다. 그닥은 〈조선말대사전〉에서 ‘그다지의 말체’로 풀이되어 있다. “하는수 없이 박홍덕은 바위틈에서 내려서서 그닥 높지 않은 목소리로 누구냐고 소리를 질렀다.”(장편소설 1932년) 〈조선말대사전〉에는 ‘말체’로 풀이된 올림말이 상당수 있다. 말체는 곧 ‘입으...
식은 몸을 말끔히 닦아놓으니, 생의 어느 축일(祝日)보다도 더 깨끗하고 희다 미동도 없는데 어지러운 집은, 우물 같은 고요의 소용돌이 속으로 아득히 가라앉는다 찰싹, 물소리가 들려온 듯한 창밖 새소리가 홀연 먼 산으로 옮겨 앉는 이 순간을, 한 번만 입을 달싹여 쉼, 이라 불러야 할까 우물 속에는 ...
말글로 차리는 인사·예절이 언어예절이다. 뜻을 주고받는 방식이 하나의 말틀로 굳어진 것이기도 하다. 사람 따라 때와 곳 따라 차려야 할 말이 다르다. 그만큼 어렵다. 그래서 대중말법, 또는 표준화법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좁히면, 부름말·이름말·걸림말을 제대로 가려쓰는 데서부터 대우법에 따라 듣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