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벌판에 바람이 분다.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육지가 되어버린 우음도를 덮은 풀들은 한때 이곳이 바다였음을 알지 못한다. 싱싱하던 한여름의 초록이 녹아내리고 바다 냄새를 품은 미혹의 바람에 노랗게 익은 삘기꽃(띠 이삭)이 눕고 있다. 며칠째 이어지는 늦더위가 아직은 여름이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9월이다.
화성/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