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동 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24년 만의 최고기록이란다. 겨울올림픽 후보지 결정 실사단이 2011년 평창에서 했던 눈 가뭄 걱정은 덜어주고도 남을 만하다. 하지만 지금 눈은 재앙에 가깝다. 주민들은 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산짐승들에게도 혹독한 시련이 닥쳤다. 11일 강릉시 왕산면 큰골길 산중턱에서 먹이를 구하러 내려온 고라니 가족이 인기척에 놀랐을까,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른다. 괜히 미안해진다. 어서 따뜻한 봄이 오길 바랄 뿐이다. 눈이 녹고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으면 사람도 짐승도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을 테니…. 강릉/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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