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광장과 경찰
입시지옥을 벗어난 해방감에 젖어 대학에 들어갔던 1981년, 대학 교정엔 선생님하곤 비교할 수 없이 섬뜩한 경찰이 상주하고 있더랬다. 시커먼 무전기를 신문지로 둘둘 말아 손에 쥔 사복 경찰들은 학생보다 훨씬 당당한 표정으로 벤치 곳곳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같은 과 학우 중에 국가안전기획부(지금의 국가정보원) 프락치로 의심되는 가짜 학생이 발각돼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30여년이 지난 오늘,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할 대한민국의 중심 광화문 광장은 경찰병력이 10여 미터 거리를 두고 줄지어 순찰을 돌고 있다. 정보기관의 정치개입도 여전하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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